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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투자/ 이슈분석

국제유가 상승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국제유가 상승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번주 들어 도통 글이 올라오지 않아 의아해 하신 분들 많으셨죠? 원래는 화요일에 올리려 했지만 글의 중요성을 감안해 도로 엎어버리고 각종 그래프 첨부, 내용 보강 등의 작업을 거쳐 완전히 새로운 글을 써봤습니다. 예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오늘에서야 올리게 되었는데요. 양해 부탁드리며 곧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참, 제목이 말해주듯 오늘의 주제는 국제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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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흔한 미국 여자 연예인의 기름 넣는 모습


 3월 18일 을지로, 한 음식점

때는 지난주 금요일 저녁으로 되돌아간다. 2달마다 개최되는 필자의 오프라인 세미나에 빼놓지 않고 참석해주시는 독자분 3명을 초청해 을지로에서 조촐한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순전히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필자가 출석체크, 자리 배치 등의 궂은 일을 부탁하곤 하는데 그 때마다 흔쾌히 도와주시는 매우 고마운 분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나이가 모두 88년생(29살)으로 같다는 공통점이 발견되어 필자가 감사함을 표할 겸 친목도모를 위해 손수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세미나에서 잠깐 마주치긴 했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라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술이 서너잔 돌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나이가 같아선지 현재 하는 일, 이직 고민, 취미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주된 관심사인 투자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날 투자와 관련된 대화의 압권은 필자 바로 옆에 앉았던 박OO 독자님의 폭탄 고백이었다. 각자 지금까지 거둬온 투자 성과에 대해 고해성사(?)의 시간을 갖던 중 '거금' 1,000만원을, 그것도 최근에 잃어버렸다는 말을 꺼낸 것이다. 필자를 비롯한 나머지 참석자들은 대체 그 투자대상이 뭐였는지 부리나케 물었고 이 독자님께선 한숨을 푹 내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독자님: "국제유가요..."


나머지: "헉! 혹시 국제유가 인버스에 투자하신 건가요?" (필자 주: 인버스란 국제유가가 하락할 수록 돈을 따는 상품이다.)


독자님: (술잔을 기울이며) "네..."

 

나머지: "아니, 그래도 그렇지...어떻게 천만원을 단 몇주 만에 잃어요?"


독자님: " 아.....그게 저기.... 레버리지 상품이었거든요. 그것도 3배나 되는..."


나머지: "......"


즉 이 분께서는 한 달 전까지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세가 계속 될 거란 확신을 가지고 추가 약세에 베팅한 것이었다. 그것도 보통 가격 움직임에 비해 3배나 크게 움직이는 소위 레버리지 ETF에 말이다.(예를 들어 국제유가가 10% 하락하게 되면 이 독자분은 30%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30%의 손실을 입는다. 한마디로 리스크가 엄청나게 큰 상품이다.) 


안타깝게도 행운의 여신은 이분을 외면하고 말았다. 국제유가는 2월 중순부터 강력한 반등세를 시현했고 결국 그냥 투자했을 시 보게 될 손실의 무려 3배에 달하는 '폭풍 손실'을 떠안게 된 것이다. 이때 잃은 돈이 자그마치 1,000만원이었다는 뜻. 다행히 이 독자님은 자신이 입은 손실에 대해 크게 개념치 않는 태도를 보였다. 필자와 나머지 참석자들은 아직 나이가 젊으므로 앞으로도 충분히 만회할 기회가 있을 거라는 위로를 건네며 앞에 놓여진 빈 소주잔에 술을 가득 채워줬다.


이 대화 때문이었을까? 유익했던 자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국제유가란 단어가 필자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사실 4년 가까이 본 블로그를 운영해오면서 국제유가 부문은 필자가 '아예 작정하고' 덤벼든 소재임과 동시에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대표적 히트상품이기도 했다. 여기에 입안에 미끈하게 남아있는 소주내음까지 어울려 집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오늘 글의 초안작업에 착수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국제유가의 봄날?

흥미로운 건 이 독자님 뿐만 아니라 최근 국제유가 약세에 베팅했다가 쓴 맛을 본 투자자들이 '외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여의도 제도권 딜러들, 트레이더들은 물론이고 국제상품 투자를 조금이라도 경험해봤다는 사람들치고 연초 이후 국제유가를 안 건드려본(?) 이들을 찾기 힘들 정도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실제로 국제유가에 투자했던 사람이건, 아니면 투자는 하지 않고 동향만 면밀히 주시해온 사람이건 간에 대부분은 최근의 국제유가 반등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국제유가의 강세를 조금씩 믿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했던 독자님 조차도 당분간 국제유가는 쳐다보지도 않을 생각이라며 그 이유로 '국제유가는 이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라는 전망을 내세웠다. 한번 생각해보자. 몇십만원도 아닌 1,000만원 돈을 잃어버린 사람의 생각 만큼 교훈적이고 설득적인 게 또 있겠는가?


그런데 이런 생각(국제유가가 드디어 상승하기 시작했다!)은 최근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금 실감나게 표현해보자면 '국제유가란 단지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까? 이런 배경에는 일단 국내언론이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바닥을 찍고 부활의 날개짓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은 국내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이 이미 한번씩 짚고 넘어간 바다. 대표적 사례를 등장시켜보겠다. 중앙일보 3월 19일자 기사다.



[출처: 중앙일보] 좋은 시절 끝났나…국제유가 오름세로 L당 1200원대 주유소 사라진다


끝없이 내려가던 국제유가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동안 성행했던 리터(ℓ)당 1200원대 주유소를 찾기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19일 한국석유공사가 발표한 3월 셋째주 유가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348.1원으로 전주보다 7.7원 올랐다. 휘발유 소매가는 지난해 10월 12월 이후 5개월간 계속해서 떨어져 리터당 1339.69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다가 지난 6일(1339.69원)을 저점으로 7일부터는 다시 상승해 리터당 1348.1원을 기록했다.

DA 300


휘발유보다 한 주 앞서 반등한 경유는 2주째 가격이 오름세를 보여 1100.5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휘발유 가격은 당분간 오를 전망이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300원 이하인 주유소는 지난주 3142개에서 한 주 지난 3월 셋째주에는 1653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상표별 휘발유 가격은 전 주 대비 7.9원 오른 SK에너지가 리터당 1363.3원으로 가장 비쌌고 6.5원 오른 알뜰주유소가 1316.2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리터당 1427.7원으로 최고가를, 울산이 1321.4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셀프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격은 1316.3원, 일반 주유소는 1353.9원로 가격 차이는 37.6원이었다.

한국석유공사 측은 “국제에너지기구의 유가 저점 통과 가능성 발언 등을 볼 때 석유제품 가격이 강보합세나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좋은 시절 끝났나…국제유가 오름세로 L당 1200원대 주유소 사라진다



누구나 클릭해서 볼 수 있는 대중매체에 이런 소식이 전해졌다면, 더구나 웬지 공신력 있어 보이는 '한국석유공사'까지 등장했다면 이제 웬만한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스멀스멀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물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어디까지나 '대부분'을 얘기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니 간만에 찾아온 '국제유가의 봄날'을 만끽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달 전만 해도 국제유가 하락에 베팅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던 반면 지금은 국제유가 상승에 베팅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필자 주변만 봐도 그렇다. 서두에 등장했던 저녁식사 자리에 최근 국제상품의 상승세, 특히 국제유가가 주된 화두로 떠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증거 아니겠는가? 더구나 필자 맞은 편에 앉아있던 독자분은 이제 석유를 슬슬 사모을 시점이 된 거 아니냐는 '긍정적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이와 비슷한 사례를 덧붙인다. 지난주부터 필자에게 국제유가에 투자하고 싶다며 상담을 원하는 독자분들의 메일이 하루에도 몇통씩 답지하고 있다. 그 전에는 이런 메일이 아예 오지 않았다.)


이렇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국제유가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장 펀더멘털, 투기수요, 한 발 더 나아가 전세계 경기 회복세가 복잡하게 맞물려 작용하고 있는 분야이기에 전망을 내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필자의 부족한 실력으로 분석해보건대, 지금 연출되고 있는 국제유가 반등세는 결코 오래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들을 제시해보겠다.

 

 국제유가의 운명은?

2월 중순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반등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2월말까지만 해도 단순한 베어마켓 랠리 정도로 치부하던 월가 전문가들조차 이제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낙관론을 펼 정도로 상황이 호전된 것이다. 일단 그래프부터 확인해보자.


2014년 이후 국제유가 추이(녹색선은 100달러를 가리킴)

국제유가


지금이야 국제유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사실을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이런 저유가 국면이 시작된 게 채 2년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프에서 보듯 지난 2014년 여름때만 하더라도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지금이야 겨우겨우 40달러선까지 회복됐다지만 지난 2월 중순만 하더라도 국제유가는 역대 최저인 26달러를 기록하는 '엄청난 굴욕'을 맛봤다. 수익률로 환산할 경우 -75%에 달하는 그야말로 엄청난 손실이었다.


좋다. 일단 아픈 과거는 잊기로 하자. 현재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40달러선을 회복했다.(수요일부터 다시 40달러 아래로 내려간 상황이다.) 그렇다면 저유가 국면은 완전히 끝났다고 봐도 좋은 것일까? 국제유가의 추세전환, 즉 반등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공신력있는 기관들로부터 서서히 나오고 있는 중인데 여기에는 이름만 들어도 대번 알 수 있는 월가 투자은행에서부터 미국 에너지기구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정말 다양하다. 


설령 국제유가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라 하더라도 아래 그래프만 본다면 이런 낙관론에 쉽게 물들(?) 것이다.


국제유가


앞서 필자는 국제유가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피력했다. 현재의 반등세가 오래 갈 것 같지 않으며 오히려 또 다른 약세국면으로의 진입이 유력시된다는 예상이다. 이렇게 보는 근거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수급구도에서 찾아보자면 역시 공급 측면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저유가 국면이 지리하게 이어진 국면에서 출현하는 국제유가 상승세는 증산의 강력한 구실을 제공해주게 되어 결국 '저유가의 순환고리'를 제공한다는 논리다.


수급 외적인 측면에서 찾아보자면 글로벌 경기라는 변수를 들고 싶다. 간단히 말해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기는 힘들다는 뜻. 미국의 경우 실물 vs 거시 경기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고 중국은 아직 바닥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고 있는 중이므로 석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힘들다는 논리다.


결국 필자의 논리는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정리된다.


저유가 국면이 계속 진행됐음->2월 중순부터 국제유가가 반등하기 시작->4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50달러까지도 상승할 수 있는 전망이 나옴->하지만 유가가 상승하면 할 수록 원유 재고량은 늘어나게 되어 있음->수급 불일치로 인해 국제유가는 다시 하락으로 돌아섬->결국 단기적으로는 상승세가 연출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저유가 국면이 유지됨


인간은 미래의 치명적인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과거의 역사를 배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그 누구도 미래의 가격변동을 예측할 수 없다. 그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검토한 후 이번에도 그와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조심스런 예측을 하는 것 뿐이다. 


이런 관점을 국제유가에도 적용시켜보겠다. 그리 멀지 않은 작년 이맘때 상황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국제유가 실시간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가장 오른쪽, A 부분이다. 한 눈에 봐도 이때의 반등이 당시(2015년 2월)로선 상당한 희망을 던져줬을 거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이때를 전후해 국제유가의 강세를 예측하는 '희망적' 보고서가 봇물 터지듯 발간됐다.(국내 증권사들도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런 의견을 편 곳이 많았음) 하지만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A 부분은 제 2의 하락으로 가기 위한 '정거장' 역할에 그쳤을 뿐이다. 그 이후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보겠다.


국제유가 그래프


결국 1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제유가를 움직이는 두 축 중 공급 측면이 키를 쥐고 있는 상황이기에 부진한 수요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좋든 싫든 저유가가 반드시 필요조건이 된다. 공급 주도 국면에선 시장가격의 고평가 현상이 계속 이어지기 힘들다.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외생변수가 지극히 적다는 가정하에(실제로 국제유가는 금보다 이런 특성에 훨씬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시장가격이 높아질 경우 공급 회복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유가란 악순환의 고리는 그리 쉽게 끊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필자는 지금 연출되고 있는 국제유가의 반등세도 결국 A 부분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추가 근거들

이외에도 '국제유가의 하락세 유지'를 시사하는 근거들은 많다. 중요한 것 몇가지만 엄선(?)해 정리해보겠다.


1. 석유 시추공

국내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인터넷 전문가들, 심지어 여의도 일부 애널리스트 마저 쉽게 오인하는 대표적 지표다. 아래 그래프는 미국 내 석유 시추공 숫자다. 쉽게 말해 석유 추출을 목적으로 땅과 바다, 이곳저곳에 뚫어놓은 구멍들 숫자라 보면 되겠다.


국제유가 전망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빨간선 내부다. 2015년 1월부터 시추공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초래한 장본인은 물론 국제유가 하락세다. 미국 석유생산 업체 입장에선 석유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여기저기 구멍을 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오히려 한창 잘 활용하고 있던 구멍들까지 폐쇄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급락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이는 위 그래프에 국제유가를 겹쳐보면 잘 알 수 있다.


국제유가 전망


그런데 이쯤에서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파란선이 하락한다는 건? 시추공 숫자가 줄어드니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석유시장 수급구도 측면에서 봤을 때 공급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 되겠고...... 이는 수요의 상대적 우위, 즉 국제유가 반등에 강력한 원군으로 작용하는 게 아닐까?


바로 이게 대다수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즉 위 그래프가 보여주는 석유 시추공 숫자는 단순한 숫자놀음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원유 생산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숫자가 줄어들면 들 수록 미국의 석유업체들은 점점 더 고효율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해내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고효율이란 무슨 뜻일까? 더 적은 수의 시추공으로 더 많은 양의 원유를 뽑아낸다는 얘기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아래 그래프를 등장시킨다.


국제유가 그래프


그래프 하단에 적어놨다시피 시추공 숫자가 줄어드는 것과 원유 생산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특히 필자가 언급한 2015년 이후 파란선은 급락하고 있는데 반해 빨간선은 오히려 상승하는 구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참고로 주황색 별표 구간은 월가 예상치다.) 만약 이 둘이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면 파란선이 하락할 수록 국제유가가 상승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2015년 이후 국제유가는 하락추세를 유지해왔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면 위 그래프를 토대로 국제유가의 강세를 예측하는 사람들을 쉽사리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사실과 다르다. 짧으면 하루, 길어봤자 1주일 정도의 국제유가 단기 흐름에 영향을 줄 뿐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추세를 돌리는데는 거의 영향력이 없다고 보면 된다.(필자 주: 위 데이터를 토대로 국제유가 반등세가 지속될 거라는 뉘앙스의 기사를 쓰는 국내 기자들도 정말 많다.) 


2. 주변 상황

현재 국제유가를 둘러싼 주변 상황은 여전히 어두운 상황이다. 이미 올해 1월부터 OPEC의 산유량은 크게 늘어났으며(본 블로그에서 '국제유가'란 단어로 검색해보시길) 사우디를 포함한 러시아, 카타르 등이 지난 2월 중순 산유량 동결에 합의했지만 이는 국제유가 반등에 필수적인 '감산'이 아니었기에 국제유가 반등은 여전히 요원하다고 볼 수 있다. 


몇주 뒤 4월 초순에 전세계 산유국들이 한데 모여 감산을 논의할 예정이라지만 사우디와 이란의 입장을 감안했을 때 감산이란 획기적 조치는 도출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국제유가 하락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셰일업체들의 생산량도 그다지 줄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작년 4분기, 올해 1분기)이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도 국제유가 입장에선 악재로 평가된다.


방금 전 설명한 석유 시추공 얘기를 다시 꺼내보자면 현재 국제유가 주변에 온통 부정적인 소식들이 자리잡고 있기에 시추공 숫자가 감소했다는 '별 것 아닌 소식'에도 시장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반대로 긍정적 소식들이 넘쳐났다면 이만큼 반응하지도 않았을 거란 뜻.


3. 석유 생산업체

최근의 국제유가 반등 움직임을 석유업체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제유가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석유 생산업체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주변 환경에 자신을 적응시켜 나가야만 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없다. 우리도 집안의 누군가가 실직을 당하거나, 심지어 자신이 직장에서 잘리게 되면 씀씀이를 줄이지 않는가? 지출을 줄이는 것도 모자라 방 안에 고이 모셔두었던 물건들까지 '중고로운 평화나라'에 내놓아 현금을 확보하고자 하는 필사적 노력을 기울인다. 


석유업체들이라고 크게 다를 거 없다. 고유가 시절에 거리낌없이 쏟아부었던 투자를 대거 축소함은 물론 쓸데없는 시설의 가동을 줄이게 된다. 물론 이런 '긴축모드'로 들어설 때는 무척 고통스럽고 때로는 원치않는 부작용을 얻어 맞기도 한다.(강제 구조조정, 주가하락 등)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와신상담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오는 우리네 인생사처럼 이들 업체도 시간이 지날 수록 저유가 환경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국제유가가 반등한다면? 이들 입장에선 '절호의 찬스'나 다름없다. 결국 지금과 같은 국제유가 반등세는 먹잇감을 노리고 창공을 휘휘 젓고 있는 매처럼 모든 준비를 끝마친 채 증산의 타이밍만 엿보고 있는 석유업체들에게 훌륭한 구실만 제공해줄 뿐이다. 결국 국제유가의 강세 전환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4. 금융상품

상당히 아이러니한 내용이다. 국제유가 반등세가 그저 하룻밤, 아니 '하룻봄의 꿈'으로 그치게 하는데는 이 금융상품이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 요점만 짚고 넘어가자면 석유 생산업체들이 대거 국제유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국제유가라는 멋드러진 그림을 그리는 이들 업체 스스로가 죄다 국제유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면 국제유가 상승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이는 다음 항목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석유 생산업체들의 음모(?)

최근에는 다소 열풍이 사그라들었지만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기계발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반드시 사서 읽어야 하는 '생활 필수품'으로 통했다.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시크릿'에서부터 지금 생각해보면 형이상학적인 말들로 점철됐다는 생각이 드는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위안을 찾길 원했다. 그런데 이런 책들의 단골소재는 바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에는 이런 불안감의 해소 방법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제시했다.


주인공: 요즘 세상살이가 무척 힘들고 불안해요....(꼭 이럴 때 페이지 한 켠에 따뜻한 느낌의 삽화가 그려져 있다.)


주인공을 상대해주는 저자 내지는 현인: 왜 불안하니?


주인공: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저자 내지는 현인: 원래 미래란 건 불안한 법이란다. 그게 당연한 거야.


주인공: 어떻게 하면 불안감을 없앨 수 있을까요?


저자 내지는 현인: 그건 간단해. 니가 직접 미래를 꿈꾸고 만들어나가면 되는 거거든.


막상 쓰고나니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부끄럽만 당시에는 정말 많은 이들이 끔뻑 넘어가고 말았던 멘트였다.(혹시 뜨끔하신지?) 그렇다면 필자는 왜 하필 이런 내용을 등장시킨 것일까? 바로 현재 석유 생산업체들이 행하고 있는 행동이 이와 비슷해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현재 석유 생산업체들은 자기 스스로 고유가의 기회를 걷어차 버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현재 자신의 몸을 옭아매는데 사용하고 있는 도구는 국제유가 파생상품, 그 중에서도 선물 상품이다.


선물이란 미래 자산가격의 불확실성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에서 탄생된 금융상품이다. 이런 고상한 이유(?)에 걸맞게 현재 대다수 석유 생산업체들은 과도한 국제유가 변동을 회피하기 위해 앞다퉈 국제유가 선물을 매입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취하고 있는 선물상품의 방향이 '미래의 국제유가 하락' 즉 선물 매도로 치우쳐졌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엄청날 정도로 말이다.


한두 업체도 아닌 거대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선물매도 포지션을 취하게 되면 국제유가는 좀처럼 반등하기 힘들다. 반등하더라도 이들이 설정해놓은 일정 가격대 이하에서만 유지될 확률이 높다. 필자가 이에 대해 분석해본 결과 이들의 주요 매입 가격대는 배럴당 52달러대로 나타나고 있다. 즉 어찌어찌해서 국제유가가 50달러까지 상승할 수는 있지만 이들이 미리 구축해놓은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국제유가가 하락으로 돌아설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과도할 정도로(왜 과도한지는 잠시 후 그래프에서 공개해보겠다.) 국제유가 하락에 목숨을 걸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엄밀히 말해 이들 업체가 취하고 있는 행동은 선물매도를 통한 '헤지'에 가깝다. 즉 선물을 매도한 다음 만기가 돌아오기 직전 이를 매수해 완전히 청산해버리는 절차를 밟는다는 얘기다.(만약 청산하지 않고 그대로 들고 있으면 '실제 석유'를 매수자측에 인도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선물매도를 때린 가격보다 국제유가가 낮아질 수록 이득을 얻게 된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매도 체결가격보다 높아지게 되면 손실을 입는다. 


한가지 우려스러운 점은(어디까지나 국제유가 입장에서) 이들 업체가 체결한 가격이 최근들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50달러는 고사하고 요 며칠 사이 40달러 중반대로 부쩍 내려왔다.) 더욱이 1월 중순 이후 이들의 선물매도 계약 숫자가 폭증했다는 사실도 눈여겨 봐야 한다. 보통 각종 금융상품(선물, 옵션, 선도거래 다 포함)에서 계약숫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건 고만고만한 플레이어들은 물론이고 소위 큰 손으로 불리는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신규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유력한 증거다. 특히 국제상품쪽은 이 정도가 더하다. 


결국 평상시 원유 파생상품 시장에는 국제유가의 급등락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특성이 있지만 최근 저유가 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몸집이 큰 메이저 업체들까지 새로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약간의 과장을 섞는다면 붕어, 송사리가 가득한 연못에 고래가 등장한 셈!)


여기서 반드시 체크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선물상품이 단 1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선물에는 만기가 존재하므로 특정 주기로 만기되는 상품이 여러개 존재한다. 이는 국제유가도 마찬가지인데 현재 석유업체들이 주로 취하고 있는 기물 및 가격대를 분석해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의 경우 높아봤자 40달러 중반대에서,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의 경우에는 높아봤자 50달러선에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치이다.) 조금 더 적나라하게(?) 설명드리자면 대다수 석유업체들은 올해 말까지 국제유가가 40달러 중반대 이하에서, 내년에는 50달러 이하에서 유지되기를 빌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석유업체의 행태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가장 큰 이득은 석유업체 자신들이 보게 될 터인데 어떻게 국제유가가 하락하길 빌고 있는 이른바 '셀프 디스'를 하고 있는지 말이다. 


여기서 잠깐, 필자가 이 대목 제일 위에서 꺼냈던 에피소드를 떠올려보자. '미래가 불안하다면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방법이 제일 확실하다'는 내용 말이다. 그렇다. 이들 메이저 석유업체는 미래의 국제유가가 하락한다는데 강력하게 베팅한 후 자신들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즉 원유를 최대 한도로 생산해냄으로써 찬란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신들이 내놓은 막대한 원유로 인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미리 취해두었던 선물매도 포지션에서는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어떤가? 이는 자신들이 미래를 직접 만들어갈 능력(원유 생산량 조절능력 보유)을 토대로 가장 확실하게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꽃놀이 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미로운 건 앞서 말했듯 2월로 넘어오면서 이런 노다지 패를 취하려는 참가자들이 대폭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이건 그래프로 차근차근 설명해보겠다.


이번주 화요일 기준의 국제유가 선물가격이다. 3개 기물을 동시에 그려놨다.


국제유가


여기에 석유 생산업체들이 '손수' 매입한 선물매도 포지션을 대입한다면? 이런 그래프가 완성된다.


결국 이런 해석이 가능해진다. 


ㄱ. 국제유가가 꾸준히 하락해오는 동안(A 화살표) 석유 생산업체들의 매도 포지션 숫자는 꾸준히 늘어났다.(B 화살표) 이 자체만 보면 별로 이상한 점이 없다. 주식이든 다른 국제상품이든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 추가 하락을 예상한(혹은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 포지션쪽으로 몰리는 법이니까.


ㄴ.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빨간 부분을 보자.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하는 시기에 업체들은 급속도로 매도 포지션을 늘렸다는 걸 알 수 있다. 매수 포지션을 늘려도 부족할 마당에 매도 포지션을 늘렸다는 건? 국제유가 상승세를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필자가 앞서 강조한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ㄷ. 재미있는 건 이 같은 현상, 즉 국제유가 상승과 동시에 매도 포지션이 증가한 사례가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는 사실이다. 보라색 화살표를 보시길. 때는 작년 8월말으로 국제유가가 갑작스런 반등을 보였던 시기다. 그런데 정작 이때 석유업체들은 매수 포지션이 아닌 오히려 매도 포지션을 크게 늘려버렸다.(필자 주: 두 그래프의 X축 시기가 다소 어긋나고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당시만 해도 국제유가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을 타는 게 아닌가 하는 전망들이 쏟아져 나왔기에 이들 업체의 선택은 큰 화를 불러올 게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선택은 멋드러지게 적중했다. 그 직후 국제유가는 다시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의 선택을 받은 기물이 근월물이 아닌 2015년 가장 마지막 기물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은 나름의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막대한 양의 원유를 시장에 쏟아냈음은 물론이다.(추가내용: 추가 사례들을 회색 화살표, 주황색 화살표로 표시해놨다.)


마지막으로 이런 의문을 품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국제유가가 상승추세로 돌아선다면 이들이 가장 큰 손실을 보는 게 아닐까? 물론 맞다. 누구보다 국제유가 돌아가는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 업체로서는 자신들의 베팅과 정반대로 국제유가가 흘러갈 경우 매도 포지션을 서둘러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들이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바꿔 말해 이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국제유가가 50% 이상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의 펀더멘털 측면에선 거의 바뀐 게 없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가? 얼핏 보면 자해 행위나 다름없었지만 이들은 나름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최종정리

저유가 국면이 장기화됨에 따라 석유업체들은 물론 투자자들까지 순응(?)해가고 있는 모양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건 국유가의 완연한 회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디플레이션 우려, 글로벌 경기 악화와 같은 거시경제 이슈는 말할 것도 없고 당장 석유 생산업체들의 주가 및 전체 주식시장의 선전을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2014년 여름에 기록했던 '세 자리수'로 돌아가줘야 한다.


국제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글로벌 석유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들의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므로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과실 또한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 국제유가가 반등으로 돌아선 2월 중순 이후 미국 주식시장 업종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이런 사실이 매우 명확히 드러난다.(독자들의 시각적 효과를 위해 그래프에 한땀 한땀 정성을 쏟는 필자다.) 에너지 업종이 1위를 차지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저유가


글로벌 석유업체들의 주가 상승률 또한 이를 잘 입증해준다.(필자 주: 국제유가가 정점을 찍었던 3월 22일까지만 비교해보면 엑손모빌을 제외한 모든 종목들의 수익률이 S&P500-연두색선-을 앞섰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그래프는 3월 23일까지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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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승추세로의 반전은 어디까지나 먼 미래에 대한 바람일 뿐 지금 당장은 국제유가가 40달러선이라도 사수해주길 바라는 게 우선이다. 불행히도 표면적으로 드러난 국제유가의 행보만 따져봤을 땐 이런 사소한 기대마저도 접어야 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흔히 하락N자형 패턴으로 대표되는 장기 하락추세가 국제유가의 고점을 여전히 잡아당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양상은 일봉이 아닌 분봉으로 봤을 때 더 잘 포착된다.


3월 20일 이후 5분봉 차트

(검은 부분 내부, 주요 약세 지점을 파란점들로 표시했으나 잘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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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하락추세가 여전히 유지되는 와중에 '간간이' 국제유가가 반등할 수 있는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무리 약세국면이 이어진다 하더라도 충분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1. OPEC의 산유량 동결선언

현 국제유가의 수급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공급은 엄청나게 풍족한 반면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다'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공급측면을 지배하고 있는 OPEC의 미국 셰일업체 고사작전이 아직 한창 진행 중이이기에 이들의 산유량이 극적으로 감소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다음달 열리는 세계 산유국 장관회담에서 산유량 동결선언이 발표된다면 국제유가는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 여기에는 이미 동결을 선언한 국가들(사우디,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외에 이제 막 원유 수출을 재개한 이란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물론 최상의 시나리오는 사우디 같은 거대 산유국들이 감산을 '깜짝 선언'하는 것이겠지만 이는 거의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다.(특히 산유량 동결을 선언한 사우디의 현재 원유량 생산량이 이미 엄청난 수준이라는 걸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많은 건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산유량을 지금 수준에서 늘리지 않겠다고 선언해주는 것 만으로도 국제유가가 40달러선을 사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중국

국제유가의 반짝 상승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또 다른 후보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경제가 많이 어렵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와중에서도 중국 정부가 각종 경기 부양책을 쏟아낸다면 전세계 투자자들 사이에선 중국경제 연착륙론이 확산될 것이고 이는 결국 국제유가에 대한 매수세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경기는 국제유가에 대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상황이다. 결국 중국경기 흐름(올해 1분기 GDP 수치 등), 더 나아가 중국 주식시장의 향배가 국제유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 헤지거래

앞에서 설명한 내용들이다. 무엇보다 석유 생산업체들의 매도 포지션 청산이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이들의 거래방향은 1번과 2번 항목에 비해 국제유가에 끼치는 영향이 단편적이다. 국제유가를 움직이는 독립변수까지 되기는 힘들다는 뜻.


결국 오늘 필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렇다.


첫째, 국제유가는 당분간 하락추세를 벗어나기 힘들다.


둘째, 국제유가는 현재 올라가도 문제, 내려가도 문제다. 그 과정은 이렇다. 


현재 40달러선에 머물러 있는 국제유가가 내려가게 되면->사우디와 이란 등 거대 산유국들은 치킨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더욱 열심히 석유를 뽑아낼 수 밖에 없다.


국제유가가 '기적적으로' 올라가게 되면->그나마 평형을 찾아가던 수급의 균형추가 다시 공급쪽으로 급격히 쏠려 균형이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단 이때는 사우디와 이란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산유국들, 석유생산 업체들이 국제유가 내외적으로 참전(?)할 확률이 높다.


셋째, 레버리지 상품에는 가급적 투자하지 말자. 아무리 확신이 있더라도 레버리지는 절대 금물이다.



이제 나흘을 걸려 쓴 글을 마무리할 때가 왔다. 필자가 들인 정성과 시간이 아깝지 않게 이 글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이 글에 등장한 모든 내용과 의견은 필자의 개인적 분석 및 판단, 그리고 3월 23일 상황에 기초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둔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보너스 첫번째

2015년 2월 당시 사례도 추가로 등장시켜보겠다. 당시 45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던 국제유가는 5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는데 이런 배경에는 미국 달러의 급락이 자리잡고 있었다. 


당시 국제유가 

국제상품


그러나 오래된 버릇(?) 어디 가지 못한다고 석유 생산업체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국제유가의 상단부에 매도 포지션을 때려 박았고 결국 국제유가는 65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하락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앞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지만 당시 이들의 태도에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발생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물론 현재 국제유가에는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1)업체들이 대거 매도 포지션을 늘렸다는 점, 2)국제유가의 수급구도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점, 3)때문에 업자들이 생산량을 줄일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무척 닮아있다고 하겠다. 


 보너스 두번째

국제유가의 고평가, 저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그래프를 소개해볼까 한다. 상단의 검은선은 국제유가를 하단의 파란선은 고저평가를 나타낸다.(가격 변동성 및 수급을 토대로 필자가 직접 그리는 선이다.)


국제상품


해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파란선이 빨간색 부분의 상단으로 올라오면 올 수록 점점 고평가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파란선이 빨간색 부분의 최상단부에 도달했을 때(혹은 이를 넘어섰을 때)를 녹색선으로 표시해봤다. 이를 국제유가와 비교해보면 모두 '중장기'고점 부근이었다는 게 드러난다. 그런데 지금이 딱 이런 시점이다. 그래프 가장 오른쪽 부분을 보면 현재 파란선이 빨간색 부분 최상단에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국제유가 반등세가 잠잠해질 때가 됐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후원자용 글로 자주 등장시킬 예정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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